회사원은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대체로 흐림, 때때로 맑음

"마티니 한잔 더." 수헌이 깨끗하게 비운 잔을 바텐더 쪽 바로 밀었다. 넌? 하고 묻듯이 경민 쪽을 바라봤다. 전 아직 괜찮습니다. 경민이 아직 블랙러시안이 3분의 1 정도 남은 잔을 살짝 들어 보였다. 수헌이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바텐더에게 일단 마티니만, 하고 주문했다. 확실히 평소의 경민에 비해 술 들어가는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긴장한 탓이다. ...

그리고 설문조사

안녕하세요 슭곰발입니다 한주 동안 잘 계셨는지요 저는 여러분께서 주신 소중한 후기들 읽으면서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후기를 쓰겠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막상 쓰려니 그렇게 할 말이 많지는 않네용 그냥 혼잣말 주절거리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읽어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이진홍 발라드>는 저번 외전 <이진홍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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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헌. 너 막내들 관리 이렇게 할래?" 부팀장님 목소리가 피곤에 절어있다. "죄송합니다." 대답하는 수헌 선배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우. 부팀장님의 긴 한숨 소리가 들린다. 눈을 꽉 감았다. 몇 시간 전 얻어맞은 눈언저리가 욱신거린다. 그 씨발놈의 명치에 날렸던 내 주먹도 욱신거린다. "나 지금 이틀 넘게 잠 한숨 못 자고 깨어 있다. 마...

그리고 이진홍 외전 티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슭곰발입니다. 마지막 글을 올린 지 벌써 넉 달이 넘어갑니다. 그동안 이 인간 언제 오나, 이제 다음 글은 영영 안 나오는 거 아닌가 하며 가끔 떠올려주신 분들 계실까요. 그러셨어도, 안 그러셨어도, 오늘도 이렇게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진홍 외전이 뭐라고 이렇게 티져까지 쓰나 싶은데 말입니다. 그게 사실은 이유가 있습...

명문대 재학생의 비밀스런 엿보기

대학교 2학년 스물한살 윤바른에게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적한 주택가. 짙은 감색 벽돌 외벽과 검은 기와지붕으로 지어진 바른의 삼층집은 꽤 가파른 비탈길에 세워져 있었다. 고풍스럽고 엔틱한 분위기로 주변의 고만고만한 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냈는데, 그 중 일 층은 근방에서 꽤 알려진 소아과의원이었다. 특히 돌 무렵 아기들 태열을 기가 막히게 잘 잡...

이름은 하나인데

수정 조금 했습니다. 빨리 읽으신 분들 한번 더 읽어주세용.

많이 많이 참여해주세용

이벤트 기간: 2022년 11월 5일 ~ 2022년 11월 6일참가 방법: 이벤트 기간 동안 이벤트 시리즈 내 아직 구매하지 않은 유료 포스트를 모두 구매한다. (전편 소장한 시점이 22년 11월 5일 ~ 22년 11월 6일이면 참가로 인정됩니다.)TIP: 시리즈 목록 상단의 선택 구매 버튼을 이용하면, 아직 구매하지 않은 회차를 한 번에 선택해 구매할 수...

무슨 일이 있었나.

덜덜덜덜덜. 넥타이까지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남자가 진회색의 긴 가죽 의자에 거의 반쯤 눕다시피 앉아 발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보는 눈들이 많아 본사에 들어올 때는 나름 체통을 지키는 편인 경민이라도 오늘만큼은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발이라도 떨고 있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 같았다. 다행히 커다란 응접실에는 개미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고 썰렁...

포코 아첼레란도

독자님 생각만큼 재미있지 않을 수 있으니, 신중한 결재 부탁드립니다. 카더가든의 <명동콜링>, <홈 스위트 홈>을 들으면서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그런 면에서 깍지를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반댑니다. 타임이 길어질수록 머리 박는 게 훨씬 낫습니다. 버티기도 수월하구요." "야, 너 지금은 어려서 괜찮지만 계속 그렇게 머리 박다가 탈모 생겨. 대머리 되고 싶어?" "저희 집에는 대머리 유전자 없습니다." "니가 초대 대머리가 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거냐?" "류댐 많이 걱정되시나 ...

설문조사 중독자라 뎨숑합니다

안녕하세용 슭곰발입니다 또 이 늦은 시간에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업뎃 된 줄 알고 잠에서 깨셔서 오신 분들과, 오늘 뭔가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셨던 분들께 특히 죄송합니다. 저번 글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시즌종료가 임박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길기도 했고, 뭔가 마음대로 진척이 되질 않아서 연재와 휴재를 반복하며 글이 정기적으로 나오지 않는 사...

기합, 단체기합, 스팽, 갈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와이퍼가 물방울을 지워내느라 분주했다. 아스팔트 여기저기에 물웅덩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진홍이 센터페시아에 있는 전자시계를 봤다. 새벽 한 시 이십칠분. 하아. 늘 이렇게 한밤중에만 쏘다니시는 고객님 때문에 요즘 진홍은 한숨이 늘었다. 고객은 일부러 한적한 곳만 골라다녔다. 게다가 오늘은 비까지 내리니 도로에 차가 더욱 없었다. 경계...